좋은 IR Deck은 회사를 소개하는 문서가 아닙니다. 투자자가 짧은 시간 안에 투자 논지를 재구성하게 만드는 문서입니다.
어떤 문제를 푸는가. 고객은 왜 돈을 내는가. 이 팀이 해낼 근거는 무엇인가. 이번 투자금으로 어떤 위험을 제거하는가. 이 질문들이 증거와 함께 이어져야 합니다.
슬라이드가 아름다워도 이 연결이 없으면 회사소개서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디자인이 단순해도 투자자가 다음 미팅에서 검증할 질문을 명확히 잡을 수 있다면 IR Deck의 역할을 합니다.
이 글은 글로벌 투자사의 공개 가이드와 LinkedIn, Buffer, Front, Pitch, Equals, Intercom의 공개 사례를 교차해 만든 실무 가이드입니다. 국내 Seed 단계의 AI, B2B, 딥테크 기업을 기준으로 구성했습니다.
먼저 답부터: 투자자가 읽는 IR Deck의 다섯 가지 조건
IR Deck을 열기 전에 아래 다섯 가지부터 확인해 보세요.
- 첫 문장에서 무엇을 누구에게 왜 제공하는지 이해되는가.
- 시장, 경쟁, 매출 주장을 외부 출처나 회사 원자료로 다시 계산할 수 있는가.
- 현재 단계에서 가장 큰 투자 반론을 초반에 직접 다루는가.
- 과거의 증거, 현재의 지표, 다음 라운드 전까지 달성할 이정표가 연결되는가.
- 대표가 없는 상태에서도 슬라이드 제목만 읽으면 투자 논리가 남는가.
이 다섯 가지가 되면 디자인은 논리를 더 빨리 읽히게 합니다. 되지 않으면 디자인은 빈칸을 키웁니다.
왜 대부분의 IR Deck은 길어서가 아니라 순서 때문에 읽히지 않을까
투자자는 덱을 정독하지 않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다음 검토로 넘길 이유를 찾습니다.
DocSend의 2026 Seed Deck 분석은 평균 열람시간을 3분 44초, 완독률을 58%로 제시합니다. 분석 대상 덱은 보통 19~20페이지, 12개 섹션이었습니다. 이 수치를 모든 VC의 행동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표본과 시기에 따라 평균 열람시간은 달라집니다. 다만 실무 결론은 분명합니다. 각 장은 다음 장을 읽을 이유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시장 현황, 서비스 소개, 비즈니스 모델 같은 주제형 제목은 약합니다. 제목만으로 결론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 두 제목은 같은 시장 슬라이드를 가리킵니다.
Market Opportunity
규제기관 420곳의 연간 분석 예산만으로 초기 SAM 840억 원이 형성된다
두 번째 제목은 계산의 진위를 따져 보게 만듭니다. 이것이 좋은 신호입니다. 투자자가 반박할 수 있는 문장이어야 증명도 할 수 있습니다.
1단계. 슬라이드보다 먼저 투자 논지를 한 문장으로 씁니다
Sequoia의 사업계획 가이드는 회사의 목적을 하나의 선언적 문장으로 시작하라고 권합니다. 한 문장은 카피가 아니라 선택입니다. 고객, 문제, 결과, 방식 중 무엇을 앞에 둘지 결정하는 일입니다.
다음 구조로 시작하면 좋습니다.
[구체적인 고객]이 [중요한 일을] 할 때 생기는 [비용·시간·위험]을
[고유한 방식]으로 줄여 [측정 가능한 결과]를 만드는 회사
약한 문장은 기술 명사로 가득합니다.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AI 기반 Decision Intelligence 플랫폼
한 단계 나은 문장은 고객의 일을 보여줍니다.
정책·금융 의사결정팀이 흩어진 행동·제도 데이터를 역사 시뮬레이션으로 검증해, 결정 전에 예상 결과와 근거를 비교하도록 돕습니다.
아직 숫자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결론이 아니라 검증할 주장입니다. 다음 슬라이드들은 이 문장을 증명하기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2단계. 투자자가 믿어야 할 세 가지를 정합니다
모든 장점을 넣으려 하면 어떤 장점도 남지 않습니다. 이 회사에 투자하려면 반드시 믿어야 하는 가설을 세 가지 이내로 줄여 보세요.
예를 들어 B2B AI 회사라면 다음과 같을 수 있습니다.
- 문제의 비용이 크고 구매 예산이 이미 존재한다.
- 제품이 기존 방식보다 더 빠르거나 정확하거나 저렴하다.
- 이 차이를 반복 가능한 판매와 건강한 공헌이익으로 바꿀 수 있다.
기술 회사라면 세 번째 가설이 제조, 규제, 데이터 접근권, IP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남의 목차가 아니라 우리 회사의 핵심 불확실성입니다.
3단계. 현재 단계에 맞는 증거를 고릅니다
Pre-seed, Seed, Series A는 같은 회사의 다른 시험입니다.
| 단계 | 투자자가 확인하는 핵심 | 설득력 있는 증거 |
|---|---|---|
| Pre-seed | 문제와 팀이 진짜인가 | 창업자 통찰, 고객 인터뷰, 프로토타입, 기술 가능성 |
| Seed | 사람들이 실제로 쓰거나 살 것인가 | 활성 사용, 유료 고객, 반복 사용, 파일럿 결과, 초기 가격 |
| Series A | 반복 가능한 사업인가 | ICP, 전환율, sales cycle, retention, ACV, gross margin |
| Series B 이후 | 효율적으로 규모화할 수 있는가 | NRR, cohort expansion, CAC payback, sales efficiency |
다운로드나 누적 가입자 수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투자 가설과 연결되지 않은 숫자가 약하다는 뜻입니다.
Buffer의 창업자 회고를 보면 첫 투자 당시 3만 사용자, 월 4천 달러 매출, 월 40% 성장률이 있었습니다. Demo Day 무렵에는 6만 사용자와 연 환산 매출 15만 달러를 제시했고 45만 달러를 조달했습니다. 첫 창업자의 부족한 이력을 행동 데이터가 보완한 사례입니다.
제품이 없던 Equals의 Seed Deck은 다른 방식을 택했습니다. 문제의 근본 원인, 제품이 이를 풀 방식, 이 팀이 만들 수 있는 이유에 집중했습니다. 같은 Seed라도 증거가 있으면 data pitch, 아직 없다면 concept pitch가 됩니다. 없는 매출을 꾸밀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지금 단계에서 무엇을 검증했고 무엇이 아직 가설인지 정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4단계. Read Deck과 Meeting Deck을 구분합니다
이메일로 먼저 전달되는 덱은 대표의 설명 없이 읽힙니다. 정의, 단위, 기간, 출처가 슬라이드 안에 있어야 합니다. 모바일에서도 숫자와 각주가 보여야 합니다.
미팅용 덱은 다릅니다. 말로 설명할 여백이 필요합니다. 질문과 토론을 위해 한 장의 정보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Pitch의 Series B 사례는 회사의 스토리와 비전을 담은 본 덱, 상세 지표를 담은 data deck을 분리했습니다. 모든 정보를 한 파일에 넣는 것이 친절한 것은 아닙니다. 투자자의 검토 단계에 맞게 정보의 깊이를 나누는 편이 낫습니다.
5단계. 12개 의사결정 블록으로 구조를 잡습니다
정답 장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투자자가 답을 얻어야 할 질문은 반복됩니다. 아래 12개 블록을 기준으로 누락을 확인하세요.
- Company purpose와 투자 논지
- Problem과 현재 대안
- Solution과 value proposition
- Product, workflow, demo
- Why now
- Customer, buyer, use case
- TAM, SAM, SOM
- Competition, differentiation, moat
- Traction과 proof
- Business model, GTM, unit economics
- Team
- Ask, use of funds, milestones, vision
한 블록이 두 장이 될 수 있고 두 블록이 한 장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판단 기준은 하나입니다.
이 슬라이드가 빠지면 투자 논리가 깨지는가?
빠져도 아무 문제가 없다면 부록으로 옮기거나 삭제합니다.
6단계. 한 슬라이드를 Claim, Evidence, Method, Implication으로 씁니다
정확도 94.1%는 근거처럼 보이지만 아직 근거가 아닙니다. 무엇을 예측했는지, 표본 수와 기간은 무엇인지, 어떤 baseline과 비교했는지, 미래 정보를 미리 본 것은 아닌지, 실제 고객의 의사결정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한 장에 최소한 네 요소를 둡니다.
- Claim: 투자자가 기억할 한 문장 결론
- Evidence: 결론을 지지하는 숫자, 사례, 원자료
- Method: 기간, 표본, 분모, 계산식, 측정 방식
- Implication: 그래서 왜 투자 기회가 되는지
슬라이드가 복잡해질 것 같다면 Method를 각주나 부록으로 보냅니다. 다만 숨기지는 않습니다.
증거의 우선순위도 정해 두면 편합니다. 고객의 결제, 갱신, 반복 사용이 가장 강합니다. 그다음은 재현 가능한 제품 또는 기술 측정, 서명된 계약과 유료 파일럿, 확인 가능한 고객 증언, 공공기관과 논문 같은 외부 자료입니다. 출처가 불분명한 시장 통계는 마지막입니다.
7단계. 시장규모는 큰 숫자가 아니라 구매 단위에서 시작합니다
AI 시장, Decision Intelligence 시장, 디지털 헬스 시장은 시장 이름이지 계산 단위가 아닙니다.
먼저 다음을 구분합니다.
- 사용자: 매일 제품을 쓰는 사람
- 구매자: 계약을 결정하는 사람
- 예산 보유자: 비용을 지출하는 조직과 예산 항목
- 승인자: 보안, 법무, 규제, IT
- 과금 단위: 조직, seat, 분석 건, workflow, outcome
a16z와 YC는 고객 수, 지불 의향, 실제 판매 경로를 반영하는 bottom-up 계산을 선호합니다.
TAM = 잠재 고객 수 × 현실적인 연간 계약가
SAM = 현재 제품·지역·규제로 서비스할 수 있는 고객 수 × 계약가
SOM = 계획 기간 안에 영업 역량으로 획득할 고객 수 × 계약가
고객군마다 가격이 다르면 세그먼트별로 나눕니다.
TAM = Σ(세그먼트별 고객 수 × 세그먼트별 ACV)
산업 보고서의 큰 숫자에 1%를 곱하는 방식은 회사의 판매 능력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Top-down 자료는 시장의 방향과 규모를 교차검증하는 보조 근거로 쓰세요. TAM, SAM, SOM의 구체적인 계산법은 후속 글에서 예시와 함께 다루겠습니다.
8단계. 경쟁구도는 로고가 아니라 구매 기준으로 만듭니다
경쟁사가 없다는 말은 대개 시장을 덜 조사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고객은 지금도 어떤 방식으로든 문제를 처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다음 범주를 살펴봅니다.
- 직접 경쟁사
- 같은 일을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는 간접 대안
- 엑셀, 내부 인력, 컨설팅 같은 status quo
- 고객의 in-house build
-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선택
- 기존 플랫폼이 기능을 추가할 가능성
2×2 매트릭스는 빠르게 읽히지만 축을 자의적으로 고르면 자사를 오른쪽 위에 놓는 장식이 됩니다. 실제 고객이 구매할 때 쓰는 4~6개 기준을 표로 만드는 편이 강합니다. 도입시간, 총소유비용, 데이터 통합 범위, 감사 가능성, 성능, 규제 적합성처럼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칸에서 이기는 모습이 아닙니다.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이기고, 어느 영역에서는 아직 약한지 보여주는 것입니다. 경쟁사 분석의 범주와 증거 수준은 후속 실무 가이드에서 더 자세히 정리하겠습니다.
9단계. Value Proposition을 기능에서 구매 이유로 바꿉니다
고객은 AI, 디지털 트윈, 그래프 모델을 구매하지 않습니다. 일을 더 잘 끝내기 위해 구매합니다.
다음 문장을 완성해 보세요.
[구체적 고객]이 [중요한 일]을 할 때,
현재 [비용·시간·위험]이 발생한다.
우리 제품은 [고유 메커니즘]으로 [측정 가능한 결과]를 만들며,
이는 [고객 행동·테스트·계약·benchmark]로 확인됐다.
여기서 사용자와 구매자를 섞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분석가는 시간을 줄이고 싶지만, 예산 보유자는 감사 대응 위험이나 외주비를 줄이기 위해 살 수 있습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각 사람의 구매 이유는 다릅니다.
10단계. 수익모델은 하나의 방정식으로 설명합니다
Seed 단계에서 가능한 수익원을 모두 나열하면 시장이 커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이 회사를 실제로 견인하는지 흐려집니다.
B2B SaaS의 기본식은 고객 수, 계약가, 유지율입니다.
기말 고객 수 = 기초 고객 수 + 신규 고객 - 이탈 고객
ARR = 세그먼트별 기말 고객 수 × ACV
AI 애플리케이션은 구독료만 봐서는 안 됩니다. 모델 API, 검색, 데이터, 클라우드, human-in-the-loop가 실제 변동원가를 만듭니다.
월 매출 = 기본 구독료 + 사용량·workflow·outcome 매출
월 변동원가 = 모델/API + 데이터 + 클라우드 + 사람 검수 + 변동 지원비
Gross margin = (매출 - 변동원가) / 매출
Bessemer의 AI 가격 가이드는 consumption, workflow, outcome, hybrid 모델을 구분합니다. 고객 가치와 가격을 가깝게 묶을수록 설명은 좋아지지만 공급자가 비용 변동과 성과 귀속 위험을 더 부담할 수 있습니다. 초기 B2B AI라면 기본 구독료에 사용량 또는 workflow를 더한 hybrid 모델이 현실적인 출발점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정답이 아니라 검증할 가격 가설입니다.
가격 유형과 원가 계산은 AI 스타트업 가격정책 후속 글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11단계. 36개월 매출 전망을 3~5개 드라이버로 재현합니다
재무 전망의 목적은 미래를 정확히 맞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가정이 결과를 만드는지 보여주는 것입니다.
Bessemer의 Financial Hypothesis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를 3~5개 핵심 입력값으로 압축합니다. 초기 회사라면 qualified pipeline, win rate, ACV, retention, gross margin 정도면 충분합니다.
각 입력값에는 근거 수준을 붙입니다.
- Actual: 실제 결제와 사용 원자료
- Observed: 파일럿이나 인터뷰에서 관찰한 값
- Contracted: 계약 또는 확정 pipeline
- Benchmark: 비교 회사나 투자사 자료
- Assumption: 아직 검증되지 않은 회사 가정
전망은 월 단위로 계산합니다.
신규 고객_t = qualified opportunity_t × win rate_t
이탈 고객_t = 기초 고객_t × 월 이탈률_t
기말 고객_t = 기초 고객_t + 신규 고객_t - 이탈 고객_t
매출_t = 기말 고객_t × 월 기본료 + 사용량 매출_t
기말 현금_t = 기초 현금_t + 투자금_t + 현금유입_t - 현금지출_t
Downside, Base, Upside를 만들되 모든 변수를 동시에 좋게 바꾸지 않습니다. 불확실성이 큰 2~3개만 움직입니다. 덱에는 36개월 표를 넣지 말고 핵심 드라이버, 시나리오별 결과 범위, 현금과 다음 이정표의 연결을 보여주세요.
이 글과 함께 제공하는 IR Evidence Ledger + Revenue Simulation 템플릿은 실제 숫자를 입력하면 월별 고객, 매출, 원가, gross margin, burn, runway가 계산되도록 설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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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단계. 스토리는 데이터를 꾸미지 않고 논리를 압축합니다
Front의 Mathilde Collin 사례에는 좋은 작업 순서가 나옵니다. Keynote를 열기 전에 산문으로 이야기를 쓰고, 왜 시작했는지, 왜 작동하는지, 왜 크게 성장할 수 있는지에 필요한 데이터만 골랐습니다.
슬라이드 작업 전에 다음 여섯 문장을 먼저 씁니다.
- 우리 회사의 investment thesis 한 문장
- 투자자가 믿어야 할 핵심 가설 세 가지
- 각 가설을 지지하는 가장 강한 증거
- 현재 가장 큰 반론 한두 가지
- 이번 투자금이 제거할 위험
- 다음 라운드에서 증명할 이정표
그다음 이 문장을 슬라이드 헤드라인으로 나눕니다. 제목만 이어 읽었을 때 한 편의 논증이 되면 구조가 잡힌 것입니다.
LinkedIn의 Reid Hoffman은 당시 가장 큰 우려였던 수익화 질문을 초반에 다뤘다고 회고합니다. 불편한 질문을 뒤로 미루면 투자자는 그 질문을 안고 나머지 장을 읽습니다. 최대 반론은 숨기는 정보가 아니라 덱의 순서를 결정하는 정보입니다.
13단계. 딥테크는 기술 성능을 상업 이정표로 번역합니다
딥테크 회사가 기술 설명을 줄여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기술 성능이 어떤 사업 위험을 제거했는지 보여줘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번 라운드 자금
→ 기술 PoC
→ prototype
→ scale-up
→ 고객 pilot
→ 규제·인증
→ 상업 계약
각 이정표에는 성공 기준, 비용, 기간, 다음 자금조달 또는 매출 이벤트를 붙입니다. The Engine은 기술 이정표와 고객 파일럿, 규제, 파트너십 같은 상업 이정표를 병렬로 설계하라고 권합니다.
정확도 개선이 고객 도입으로 이어지는가. 생산 수율 개선이 gross margin으로 이어지는가. 인증 획득이 계약 가능한 시장을 여는가. 이 연결이 있어야 기술 로드맵이 투자 로드맵이 됩니다. 딥테크의 기술 이정표를 상업 이정표로 바꾸는 방법은 후속 글에서 다루겠습니다.
14단계. NDA는 상대가 아니라 자료 단계에 맞춰 운영합니다
IR 제작자나 외부 컨설턴트가 기존 덱, VC 피드백, 재무자료를 받는다면 NDA를 먼저 체결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이들은 원자료를 직접 다루기 때문입니다.
반면 첫 접촉 단계에서 투자자에게 NDA 서명을 요구하면 대화가 시작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DocSend의 투자자 NDA 가이드는 VC가 유사 회사를 다수 검토하고 잠재적인 법적 충돌을 피해야 하기 때문에 초기 검토에서 일반적으로 NDA를 체결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실무에서는 자료를 세 층으로 나눕니다.
- Intro 또는 teaser deck: 공유돼도 사업을 훼손하지 않는 투자 논지와 비민감 증거
- Meeting 또는 data deck: 관심이 확인된 뒤 제공하는 상세 지표
- Data room: 실사 단계의 계약, 재무, cap table, IP, 고객자료
초기 덱에는 재현 가능한 기술 비밀, 민감한 고객 식별정보, 세부 계약조건을 넣지 않습니다. NDA 한 장으로 모든 정보를 보호하려 하지 말고 접근권한, 다운로드 제한, 만료, 열람 로그와 함께 운영합니다. 한국의 영업비밀 보호는 정보의 비공지성, 독립된 경제적 가치, 비밀 관리가 핵심 요건으로 다뤄지므로 실제 관리 흔적도 중요합니다. 구체적인 계약과 공개 범위는 변호사 검토가 필요합니다. 제작자 NDA와 투자자 공유 방식은 후속 자료 보안 가이드에서 분리해 설명하겠습니다.
15단계. 최종 검수는 예쁜가가 아니라 다시 계산되는가로 합니다
마지막 검수에서 다음 질문에 모두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논리
- 회사가 무엇을 하는지 첫 10초 안에 이해되는가.
- 투자자가 믿어야 할 가설이 세 개 이하인가.
- 가장 큰 반론을 초반에 다뤘는가.
- 제목만 읽어도 논증이 이어지는가.
증거
- 모든 외부 수치에 출처, 연도, 지역이 있는가.
- 내부 지표의 정의, 기간, 분모가 명확한가.
- 실제값, benchmark, 가정을 구분했는가.
- 기술 성능이 고객 결과와 연결되는가.
시장과 경쟁
- TAM을 bottom-up으로 다시 계산할 수 있는가.
- SOM이 영업 인원과 전환율 같은 capacity에 연결되는가.
- 직접, 간접, status quo, in-house 대안을 포함했는가.
- 경쟁 기준이 실제 구매 기준인가.
비즈니스와 재무
- 사용자, 구매자, 예산 보유자가 구분됐는가.
- 주력 매출식이 하나로 설명되는가.
- 3~5개 드라이버로 전망을 재현할 수 있는가.
- 모델 원가, 사람 검수비, gross margin, cash burn이 포함됐는가.
- 투자금이 다음 기술·상업 이정표와 연결되는가.
보안과 배포
- Intro deck에서 민감한 영업비밀과 고객정보를 뺐는가.
- data deck과 data room의 권한을 분리했는가.
- 모바일에서도 숫자와 각주를 읽을 수 있는가.
- 대표가 없어도 단위와 그래프가 해석되는가.
공개 성공 덱을 볼 때 주의할 점
성공 덱에는 하나의 디자인 공식이 없습니다. LinkedIn은 이전 약속의 달성, Buffer는 초기 traction, Equals는 문제와 팀, Front는 라운드별 이정표, Pitch는 story deck과 data deck의 분리가 강했습니다. 단계에 따라 필요한 증거가 달랐습니다.
공개 사례에는 생존자 편향도 큽니다. 덱 하나 때문에 투자가 결정됐다고 볼 수 없고, 창업자 회고가 투자위원회의 전체 판단을 보여주지도 않습니다. 사례는 복사할 템플릿이 아니라 어떤 단계에서 어떤 증거가 작동했는지 보는 재료입니다.
결론: IR Deck은 미래를 약속하는 문서가 아니라 위험을 줄이는 순서입니다
투자자는 완벽한 회사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지금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아직 모르며, 다음 자금으로 어떤 불확실성을 제거할지 알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좋은 IR Deck은 과장보다 구분이 선명합니다.
- 사실과 가정을 구분합니다.
- 시장의 크기와 실제 접근 가능한 시장을 구분합니다.
- 사용자와 구매자를 구분합니다.
- 기술 성능과 고객 가치를 연결합니다.
- 스토리 덱과 실사 자료를 구분합니다.
- 매출 목표와 그 목표를 만드는 입력값을 연결합니다.
덱을 열기 전에 투자 논지를 한 문장으로 쓰세요. 그 문장을 믿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 가설을 정하세요. 각 가설에 가장 강한 증거를 붙이세요. 그리고 이번 투자금이 어떤 가설을 검증하는지 보여주세요.
그때 IR Deck은 발표자료를 넘어섭니다. 투자자와 창업팀이 같은 질문을 놓고 판단할 수 있는 의사결정 문서가 됩니다.
이 글은 투자, 법률, 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시장과 가격 자료는 2026년 9월 5일 기준이며, 회사의 실제 계약, 원가, 현금 자료로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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