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에이전틱 AI 시대, 증강된 전문가』 원고를 마감하며 이런 문장을 썼습니다.
AI가 답변을 생성할 때 여러분의 브랜드가 언급되지 않는다면, 고객에게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도 이 문장의 방향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번 달에 AEO와 GEO를 실제 사업으로 만들면서, 이 문장을 실행하는 방법은 상당 부분 고쳐 써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 업데이트는 데일리그로스 김형태 대표님이 빌더 조쉬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자신의 에이전틱 마케팅 워크플로를 공개한 영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영상에는 Claude Code로 마케팅을 운영하는 12단계 폴더가 등장합니다. Company, Competitor, Customer를 먼저 분석하고, 소재를 만들고, 광고 데이터를 읽고, 최적화하는 구조였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툴이 아니었습니다.
브랜드의 맥락을 폴더에 물리적으로 쌓는 방식, 그리고 사람의 판단을 남겨둔 두 곳이었습니다. 04번에서는 어떤 메시지를 내보낼지 사람이 결정하고, 12번에서는 무엇을 유지하고 끌지 사람이 결정합니다.
이 구조를 AI Discovery(AEO·GEO) 툴로, 전략마케팅 프로덕트에 적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처음 설계한 원안은 한국의 로컬 사업자를 위한 월 구독형 AEO·GEO 서비스였습니다.
고객별 핵심 질문을 만들고, 여러 AI 엔진에 반복해서 물어본 뒤, 답변 속 브랜드 언급률과 인용률을 계산해 매달 사이트 개선안을 제공하는 모델이었습니다. 이를 반복 실행할 수 있도록 영상에서 소개된 12단계 구조를 참고해 스킬과 다섯 개의 스크립트로 만들었습니다.
프로토타입만 보면 충분히 가능해 보였습니다. 웹사이트 진단이 돌아갔고, 고객 질문이 생성됐으며, AI 답변에서 브랜드 언급과 출처를 수집해 점수와 리포트까지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업성 감사 단계에서 이 원안을 폐기했습니다.
기술이 실패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기능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그럴듯한 숫자가 나왔기 때문에 더 위험했습니다. 작동하는 프로토타입 뒤에 실제 고객 수요, 서비스 약관, 측정의 신뢰도, 반복 운영 원가라는 문제가 가려져 있었습니다.
‘만들 수 있는 상품’과 ‘지속 가능한 사업’은 같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책에서 쓴 AEO와 실전에서 만난 AEO는 달랐습니다
AEO는 답변 엔진이 가져다 쓸 수 있는 답을 만드는 일, GEO는 생성형 엔진의 답변에서 출처로 선택되거나 인용될 가능성을 높이는 일로 흔히 구분합니다.
책에서는 이를 신뢰성, 정보 우위, 의미 구조화라는 세 축으로 설명했습니다.
- Trust Signals(신뢰 신호): 여러 출처에서 일관된 정보를 제공해 신뢰를 만들고
- Information Advantage(정보 우위): 독자적 데이터와 전문가 인사이트로 정보 우위를 만들고
- Semantic Structure(의미 구조): 명확한 제목과 FAQ, 구조화된 데이터로 기계가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것
이 원칙들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문제는 이것이 곧바로 새로운 순위 산업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Google의 2026년 공식 가이드는 AEO·GEO를 별도의 마법 같은 기술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생성형 검색도 기존 검색 인덱스와 품질 시스템 위에서 작동하므로, 고유하고 유용한 콘텐츠와 명확한 기술 구조라는 SEO의 기본이 여전히 핵심이라고 설명합니다.
llms.txt, AI 전용 마크업, 잘게 쪼갠 콘텐츠 같은 해킹도 Google 검색 가시성을 높이지 않는다고 명시했습니다.
실무의 언어로 바꾸면 이렇습니다.
AI가 좋아할 문장을 만드는 것보다, 검색되고 검증될 가치가 있는 원본을 소유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이 지점은 제가 앞선 글에서 공개한 CPR 시스템과도 이어집니다.
회사명이 검색 결과 2~3건에 불과하던 상태에서 18개월 동안 언론 보도 51건, 메이저 미디어 노출 76건, 보도 1건당 20~100회의 픽업으로 연간 총 1000회 이상을 만들었습니다. 당시에는 검색 가시성을 만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다시 보면 AI가 회수하고 대조할 수 있는 회사의 근거 자산을 축적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AI는 세상에 없는 회사의 사실을 대신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첫 번째 주목해야할 점은 기술이 아니라 수요였습니다
처음 검토한 시장은 한국의 로컬 사업자였습니다. 오픈서베이의 2026년 하반기 조사를 보면 생성형 AI가 업무와 지식 탐색에서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뉴스와 생활정보 검색에서는 네이버 주이용률이 여전히 60%대입니다.
사람들이 ChatGPT를 많이 쓴다는 사실과, 맛집·숙박·병원 같은 생활정보를 ChatGPT에서 찾는다는 사실은 같지 않았습니다.
앱 이용자 수를 시장 수요로 바꾸어 읽으면 안 됐습니다.
직접 수행한 한국 로컬 질의 15개의 검색 그라운딩 실험에서도 흥미로운 차이가 나왔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와 플레이스는 한 번도 인용원으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반면 여기어때는 숙박 질의 3개 모두에서 상위에 나타났고, 당근의 로컬 프로필은 미용실 질의에서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공개된 크롤링 정책에서 보였습니다.
- 네이버 블로그 robots.txt는 AI 학습과 RAG 목적의 봇 접근을 명시적으로 금지합니다.
- 네이버 지도 robots.txt도 주요 AI 검색봇을 차단합니다.
- 여기어때 robots.txt는 주요 AI봇을 명시적으로 허용합니다.
- 당근 robots.txt는 대부분을 막으면서도
/kr/local-profile/경로는 검색형 AI봇에 열어 둡니다.
표본은 작습니다. 미국 로케일의 검색 인덱스를 사용한 근사 실험이라 한국 로케일에서 다시 측정해야 합니다. robots.txt가 검색 순위를 직접 만든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더라도 한 가지는 선명했습니다.
크롤러 정책은 기술 설정이 아니라 유통 전략입니다. AI에 보이기로 결정한 표면이 빈자리를 가져갈 가능성이 생깁니다.
다만 공급의 빈자리가 있다는 것과, 고객이 그 빈자리에 돈을 낸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두 번째 갭은 측정이었습니다
초기 상품은 고객별 핵심 질문 40개를 여러 엔진에서 5~7회 반복해 언급률과 인용률을 추적하는 구조였습니다.
계산해 보니 고객 한 곳당 한 번의 측정에 600~1,120회의 조회가 필요했습니다.
소비자용 AI 화면을 자동으로 조회하면 약관 문제가 생깁니다. OpenAI 이용약관은 서비스를 통해 데이터나 출력을 자동 또는 프로그래밍 방식으로 추출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API를 사용하면 합법적이지만, 소비자가 보는 검색 제품과 동일한 결과를 재현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사람이 직접 하면 고객 한 곳당 10~19시간이 듭니다.
자동화율 70%를 전제로 했던 초기 경제성 계산은 이 지점에서 폐기했습니다.
합법적이지 않은 자동화가 있어야만 남는 마진은 사업의 마진이 아닙니다.
더 불편한 일도 있었습니다.
한 스크립트는 조회가 실패했을 때 이를 조용히 “차단된 봇 0개”로 요약했습니다. 다른 계산기는 월 5만원 상품의 이익률을 63%라고 출력했지만, 실제로는 12% 적자였습니다.
코드는 돌아갔습니다. 숫자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상품은 이미 거짓말을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AI 시대의 전문성은 자동화를 만드는 능력만이 아니라, 자동화가 틀렸을 때 그것을 발견하고 멈추는 능력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학술 근거도 한 방향을 가리키지 않았습니다
AEO·GEO 업계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초기 GEO 연구는 통제된 환경에서 콘텐츠 변환 기법이 생성형 엔진의 가시성을 최대 40%가량 높일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C-SEO Bench의 NeurIPS 2025 연구는 여러 경쟁자가 같은 방법을 쓰는 현실적 조건에서 대부분의 콘텐츠 변환 기법이 거의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순위를 낮출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최종 답변의 문장 스타일보다, 검색 단계에서 어떤 문서가 먼저 회수됐는지가 훨씬 강한 영향을 보였습니다.
두 연구는 환경과 지표가 달라 한 연구가 다른 연구를 단순히 반박한다고 쓸 수는 없습니다.
다만 두 연구를 함께 보면 “이 기법을 적용하면 노출이 몇 퍼센트 오른다”는 약속은 할 수 없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할 수는 있습니다.
좋은 GEO는 생성 모델을 속이는 기술이 아니라, 검색·회수될 자격이 있는 근거를 만들고 그 근거가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지는지 검증하는 운영입니다.
그래서 상품의 정의를 바꿨습니다
처음에는 “AI 답변에서 몇 번 언급됐는가”를 셀링포인트로 삼으려고 했습니다.
지금은 고객이 소유하고 검증할 수 있는 AI Discovery 인프라를 만드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1. Discovery Audit
사이트의 크롤 가능성, 색인, 엔티티, 기존 콘텐츠와 측정 상태를 진단합니다.
2. Evidence & Claim Registry
사실, 수치, 출처, 전문가 검수 이력을 먼저 구조화합니다. 생성할 문장보다 주장해도 되는 문장을 먼저 정합니다.
3. AI Discovery Optimized Owned Media
복제 사이트가 아니라 고객 소유 도메인에 의사·서비스·치료·FAQ·사례 같은 고유 페이지를 구축합니다.
4. Human Approval Gate
전문성과 규제가 중요한 산업에서는 전문가 검수와 게시 승인 없이는 자동 발행하지 않습니다.
5. Owned-Signal Measurement
AI 크롤러 로그, Search Console, GA4, 상담·CRM 데이터를 연결합니다.
6. Optimization Gate
더 만들지가 아니라 유지할지, 고칠지, 중단할지를 사람이 결정합니다.
영상에서 가져온 두 사람 게이트는 이 구조에서도 살아남았습니다.
04번의 메시지 확정은 Evidence & Claim 승인으로, 12번의 최적화 판단은 keep·revise·stop 결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구조는 범용 로컬 사업자보다 전문성·고객가치·검수 필요성이 높은 버티컬에서 먼저 검증하는 편이 맞았습니다.
그래서 첫 시장을 프리미엄 메디컬로 좁혔고, 의료에서 제품과 원가가 검증된 뒤에만 전문 법률 시장으로 확장하기로 했습니다.
측정 대상도 ‘긁은 답변’에서 ‘소유한 신호’로 바꿨습니다
올해 측정 환경도 달라졌습니다.
Google Analytics에는 ChatGPT, Gemini, Claude 등에서 들어온 방문을 분류하는 AI Assistant 채널이 생겼습니다. Google Search Console도 일부 사이트를 대상으로 AI Overviews와 AI Mode 노출을 보여주는 생성형 AI 성과 보고서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데이터도 완전하지는 않습니다. 앱이나 브라우저 환경에 따라 AI 유입이 Direct로 잡힐 수 있고, 답변에 인용됐지만 클릭되지 않은 경우도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숫자를 완전한 점유율이 아니라 하한값으로 보고해야 합니다.
- AI봇이 우리 페이지를 읽었는가
- 검색 인덱스에 들어갔는가
- 생성형 검색 표면에 노출됐는가
- AI 서비스에서 실제 방문이 왔는가
- 그 방문이 상담과 매출로 이어졌는가
측정할 수 없는 것을 정교한 점수로 포장하는 대신, 고객이 자기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신호를 단계별로 연결합니다.
지금 책의 AEO 챕터를 다시 쓴다면
책에서 쓴 내용을 폐기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신 네 문장을 추가하겠습니다.
첫째, AEO와 GEO는 SEO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검색되고 회수되지 못한 콘텐츠는 생성형 답변에서도 선택되기 어렵습니다.
둘째, 구조화보다 원본성이 먼저입니다.
FAQ와 스키마는 좋은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도구이지, 평범한 내용을 특별하게 만드는 장치가 아닙니다.
셋째, AI Share of Voice는 사업 성과가 아닙니다.
언급과 인용은 중간 신호일 뿐이며, 방문·상담·매출까지 연결되지 않으면 고객가치가 아닙니다.
넷째, 구축보다 중단 기준을 먼저 정해야 합니다.
30일 동안 AI 유입이 의미 있게 발견되지 않는다면 더 많은 페이지를 만들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이번 실전에서 가장 크게 업데이트된 것은 AEO·GEO 기법이 아니었습니다.
“할 수 있는가”와 “사업이 되는가”를 분리해서 보는 기준이었습니다.
AI 검색은 분명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이 커진다는 말과 모든 업종이 지금 돈을 써야 한다는 말은 다릅니다.
웹사이트를 AI가 읽을 수 있게 만들고, 고유한 근거를 축적하고, 사람이 승인하고, 고객이 소유한 데이터로 결과를 확인하는 것.
저는 지금 이것을 AEO나 GEO보다 더 넓은 AI Discovery라고 부르려고 합니다.
순위를 보장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발견될 자격과 검증할 수 있는 배관을 만드는 일입니다.
AI Discovery is not a ranking hack. It is owned media infrastructure for the answer economy.
출처
- Builder Josh, “만들었는데 안 팔린다는 빌더들에게 — 클로드 코드로 마케팅까지 끝내는 12단계”
- 감해원, 『에이전틱 AI 시대, 증강된 전문가』, Part 6, 2026.
- Google Search Central, “Optimizing your website for generative AI features on Google Search”
- Google Analytics, “What’s new in Google Analytics”
- Google Search Central, “Introducing Search Generative AI performance reports in Search Console”
- OpenAI, Terms of Use
- Aggarwal et al., “GEO: 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 Puerto et al., “C-SEO Bench: Does Conversational SEO Work?”, NeurIPS 2025
- 오픈서베이, “AI 검색 트렌드 리포트 2026 하반기”
PROJECT INQUIRY
다음 프로젝트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면
기술과 시장 사이에서 막힌 지점을 알려주세요. 제품 전략, 브랜드 내러티브, IR, 글로벌 GTM을 하나의 실행 구조로 연결합니다.
프로젝트 문의하기NEWSLETTER
매주 한 편, 실전 기록을 메일로 받아보세요
기술을 시장의 성과로 바꾸는 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매주 정리해 보냅니다. 제품 전략, 브랜드 내러티브, IR, 글로벌 GTM.